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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폰 DIY : ①준비하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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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제국인 대한민국에서 빠지지 않는 전자제품이라면 단연 인터폰이겠죠.
그 중에서도 방문자를 화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비디오폰이 대부분입니다.
아파트에 입주한지 20년이 넘어가면 한두군데씩 고장나는 데, 비디오폰이 고장나면 참 애매한 상황이 됩니다.
있어도 별로 달라지는 건 없는 데, 없으면 은근히 불편합니다.
대부분은 업자를 불러서 해결하겠지만, 기계값은 둘째치고 설치비가 6~8만원에 달하기 때문에 은근히 불편한 것을 해결하는 데 국밥 12그릇~16그릇+α를 쓰라니 그 돈으로 국밥을 먹겠다는 당신에게, 자가설치를 권해봅니다.
0. 주의사항
전자제품에 대한 최소한의 조예를 필요로 합니다. 켜고 끄는 정도가 아니라, 아파트의 인터폰 시스템을 이해해야 하고 분해·조립 및 전선 연결 등의 작업이 수반됩니다. 설명서가 오긴 하는 데 이해하는 데 부족할 수 있으며, 유튜브 영상 등을 참고하며 공부해야 합니다.
본인은 아마추어로, 본 게시글 등에서 서술하는 내용에는 한계가 있으며 틀린 게 있을 수도 있습니다. 불안하다면 전문가의 손길을 빌리세요.
1. 지피지기
자기 아파트가 무슨 인터폰 시스템인지 알아야 올바른 제품을 고를 수 있습니다. 특히 홈네트워크다 가정자동화다 하면서 계속 고도화되고 있기 때문에 아무거나 사서 달면 돈이 이중으로 나가는 뻘짓을 하게 됩니다.
원래 있던 것과 똑같은 걸 구할 수 있다면 작업도 쉽고 호환성도 완전 보장되지만 20년이나 지난 마당에 그걸 그대로 구하긴 매우 어려우니, 최대한 적응할 수 있는 걸로 구해야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그런 오래된 시스템은 크게 3가지로만 구분됩니다.
잘 모르겠다면 관리사무소나 판매처에 문의해보세요. 아파트 주장치와 호환되어야 합니다. 경비실 연결이나, 로비 문열림을 할 필요가 없다면 아무거나 사도 무방합니다.
ㄱ. 아날로그
세대 통화시 경비실의 교환을 거쳐서 연결하는 곳으로, 경비실에 가면 스위치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거대한 교환대가 있습니다. 출입통제 시스템은 별도로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원시적인 형태의 시스템으로, 그냥 아무거나 달아도 되는 축복받은 공간입니다. 단, 입주 후에 무인경비 시스템이 도입된 현장(국선: 세대간 통화시 경비실 경유→동호수 입력으로 바뀐 아파트)이라면 아무거나 달 수 없습니다. 이건 국선이라고 부릅니다.
ㄴ. 디지털
출입통제 시스템이 있고, 경비실 인터폰이 전화기 같다면 디지털 시스템에 해당합니다. 특히 중앙현관 출입통제 시스템(로비폰)에 카메라가 달린 경우 확률이 높습니다.
약간 골때리는 시스템으로, 최소한 브랜드는 맞춰줘야 합니다. 종종 제품 모델도 정확하게 맞춰줘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건 주문하기 전에 상담받아 보시기 바라며, 특성상 되도록이면 자가설치를 피하시기 바랍니다. 경비실 배선을 잘못 잘라먹는 경우 자기집 위로 불통이 될 수 있으며, 설치 후 추가 설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ㄷ. 국선/직다이얼
원래 아날로그 시스템이어서 경비실 아저씨가 세대간 인터폰을 연결해주다가, 무인경비 시스템이라는 걸 도입하면서 중앙현관에 자동문과 호출패드(로비폰-카메라 없음)가 생기고, 기사님들이 오셔서 인터폰을 수리하거나 경비실 전용으로 쓰라면서 전화기를 하나 더 놓고 간 곳이 있을 겁니다. 이런 곳은 교체할 수 있는 제품을 한손에 꼽을 수 있습니다.
단, 인터폰 전용 전화기를 따로 놓고 갔다면 그 전화기를 그대로 존치하고 아날로그 시스템과 똑같이 아무거나 달면 됩니다. 굳이 전화기를 치우고 싶다면 대응되는 제품을 구해서 설치하면 됩니다.
국선 인터폰에 제대로 대응하는 건 코콤 KCV-340, 경동 UHA-768, 경동 UHA-776만 있다고 보면 됩니다. 나머지는 전화 기능을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쓰는 것이거나, 자기네 시스템에 맞춰 나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번외. 집전화
오래된 인터폰은 집전화 기능도 통합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전화를 계속 쓸 생각이라면, 국선이 되는 아날로그/디지털 제품을 사면 됩니다. 단, 코콤 KCV-340은 국선 인터폰 전용 제품이라 여기에 해당하지 않으니 주의하세요.
국선 인터폰과 집전화를 동시에 쓸 수 있는 제품은 시장에 없습니다.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합니다. 되도록이면 그냥 집전화를 하나 더 놓고 국선 인터폰을 살리는 게 좋습니다.
2. 홈오토
통상 아파트에는 방범센서, 가스누출경보기 등을 연동해둔 홈오토 제품이 들어갑니다. 홈오토의 기능을 완전히 포기하고 담백하게 비디오폰 기능만 쓰냐, 홈오토 기능도 살려서 같이 가져가냐에 대한 결정이 필요합니다. 당연히 후자가 더 비쌉니다.
보통 방범센서는 현관문에만 설치되어 있을 것입니다. 단순한 자석센서로 문열림만 감지하는 그런 부류입니다. 디지털 도어락의 보급으로 효용성이 떨어진 것도 있고, 문열림 경보 같은 건 센서벨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가스누설경보기는 포기하기 좀 애매한데, 보통 홈오토에서 DC 12V를 받아서 작동합니다. 매립박스에 별도의 어댑터를 붙이거나 따로 비디오폰에서 12V를 뽑아서 쏴주면 일단 작동하며, 대부분 단독형 경보기이므로 전원을 넣어주기만 해도 충분히 밥값을 합니다. 아니면 220V 방식으로 교체하고 별도 전원을 연결해주면 됩니다. 경보회로는 홈오토를 경유하여 경비실에 통보하기 위해 있는 부분인데, 필요없다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됩니다.
- 참고: 컨트롤박스
금성 제품이나 삼성 구형 중에서는 기능이 너무 많아 당시의 기술로는 본체에 다 밀어넣을 수 없어서 이렇게 컨트롤박스(분배기함, 배전함 등등)이 따로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전원, 경비실, 도어폰 신호 등이 1차로 컨트롤박스를 거쳐 비디오폰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먼저 컨트롤박스를 철거한 뒤, 인입 선로와 비디오폰으로 가는 선로를 직결해주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선이 모자라는 경우는 선을 더 추가해주는 작업도 필요합니다.
전원 원격 ON/OFF가 있는 제품은 무작정 철거하면 방에 전기가 안 들어가는 불상사가 일어나기 때문에 이것도 배선을 찾아줘서 직결해줘야 합니다.
이거는 현장에 따라 눈썰미가 있어야 하는 작업이라 관련 지식에 문외한이신 분들은 이 연재를 봐도 못하실 확률이 높기 때문에 출장설치를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음성전용 인터폰→비디오폰
음성전용 인터폰을 쓰던 곳은 현관카메라 배선이 100% 2선입니다. 대부분의 비디오폰은 4선을 연결해야 정상적으로 작동합니다. 2선을 4선으로 교체하는 것은 요비선, 교체 자재 등등을 준비해서 할 수 있지만, 초보자에게 권장하진 않으니 2선 전용 제품을 쓰거나, 설치 의뢰를 하세요.
또한 음성전용 인터폰은 세대 내 220V를 쓰지 않고 경비실 교환대에서 DC 12V~24V를 당겨와서 사용하는 종류가 있습니다. 인터폰 회선과 전원공급 회로가 분리되어 있으면 비디오폰을 개조하는 정도로 끝낼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면 220V를 새로 끌어와야 합니다. 전기전자에 상당한 조예가 없다면 이건 설치의뢰를 하는 게 좋습니다.
경비실 라인이 아날로그냐, 디지털이냐는 현장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음성전용이어도 디지털 인터폰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4. 인테리어
설치형태에 따라 인테리어를 약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흉한 자국을 보기 싫다면 말이죠. 가장 확실한 방법은 리모델링때 다같이 해치우는 것입니다.
ㄱ. 원래 있던게 노출형인 경우
노출형이란 벽에 기계를 걸어두는 방식을 말합니다. 이런 경우 브라켓(고정 프레임)만 바꾸면 다른 제품으로 쉽게 교체할 수 있으므로 기존 제품을 철거하고 벽을 깨끗이 닦는 것만 생각하면 됩니다.
ㄴ. 원래 있던게 매립형인 경우
매립형이란 벽에 기계를 묻어두는 방식을 말합니다. 분해하면 그 자리가 그대로 빈공간으로 남으며, 기적적으로 똑같은 사이즈(현대 HA-320/HA-4100→HAC-900시리즈 등)를 구한 게 아니라면 다른 제품을 그대로 설치할 순 없습니다.
이런 경우는 인테리어때 박스 자리를 막고 설치하는 방법과, 마감판으로 구멍을 가리고 마감판 위에 설치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마감판은 노출형 제품만 설치할 수 있습니다.
새로 구매하는 제품은 대부분 노출형이나, 간혹 매립형이 있습니다. 모델명 한 글자로 같은 물건이 노출형/매립형으로 갈리는 경우도 있으니 잘 확인합시다.
현관카메라도 가끔 마감판이 필요할 때가 있는 데, 뜯었을 때 내부 박스 크기가 일반적인 벽스위치/콘센트보다 크다면 마감판 설치를 권장합니다.
5. 도어락 연동
디지털 도어락 연동을 생각하고 있다면, 연동키트도 같이 구매합시다. 연동키트 설치는 비디오폰을 설치할 때 한번에 해야지, 나중으로 미뤄버리면 기껏 설치해둔 비디오폰을 다시 뜯어야 하기 때문에 일이 2배로 늘어납니다.
4~6만원 정도면 비디오폰 송신기+도어락 수신기를 세트로 구할 수 있습니다. 보통 한 브랜드에서 한 가지의 연동키트를 출시하나, 게이트맨은 스마트 버전과 아닌 버전으로 구분되니 주의하세요.
연동키트의 설치도 간단히 설명할 거지만, 약간의 응용지식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제조사들이 타사 브랜드의 연동키트를 자사의 비디오폰에 설치하기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경동은 그러지 않습니다.
연동키트 설치가 어렵다면 리모컨 설치도 고려해보세요. 무선이므로 인터폰 옆에 걸어두기만 하면 됩니다.
6. 예산
역시 돈이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인터넷 시세로 7만원~30만원 정도가 형성되어 있으며, 그 위로 가는 제품들은 사물인터넷(IoT)이 포함된 제품들이니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아날로그라면 역시 제품이 많기 때문에 저렴하게 구할 수 있으나, 디지털 방식은 브랜드에 귀속되니 선택의 여지가 적고, 국선 방식은 15, 20, 25 셋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가끔 도어카메라를 별매로 파는 쇼핑몰이 있기 때문에, 깜빡하고 도어카메라를 빠트리는 일이 없도록 합시다.
마감판이 필요한 경우 2~3만원을 추가합니다. 간혹 규격외로 너무 큰 경우 돈을 더 많이 쓰면 됩니다. 아크릴 재질 마감판은 고정용 철판을 별도로 판매하니, 반드시 챙깁시다. 없으면 설치를 못합니다.
도어락 연동키트는 앞서 말했듯이 4~6만원 정도 합니다.
공구, 나사, 전기테이프, 접속자 등은 최대한 있는 걸 쓰시고, 만약 공구부터 사야한다면 차라리 설치를 의뢰하는 게 더 낫습니다. 마감판 설치에 쓸 나사는 접시머리 나사로 준비해야 합니다. 비디오폰을 살 때 지급하는 나사와 비슷한 것을 구하면 요긴합니다.
뭘 사야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설치를 의뢰하거나 구매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구매처와의 상담에는 실내 주장치, 실외 도어카메라, 경비실에 있는 인터폰, 공동현관 자동문 호출패드(로비폰)의 사진·모델명이 각각 필요합니다.
7. 이 블로거의 설치환경
우선, 이번 설치기에서 설명하는 환경은 아날로그였다가 국선/직다이얼로 개조한 아파트로, HA-320이라는 가로 30cm, 세로 28cm의 제품이 매립되어 있습니다. 현관카메라가 고장났는 데, 대체품이 생산되지 않는 관계로 전체를 교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국선을 쓰는 아파트이기 때문에 앞서 말했듯이 설치할 수 있는 제품이 크게 제약되고, 그 중에서 경동 UHA-786HK(노출형)을 구매했습니다. 게이트맨 도어락 연동을 추가하고, 마감판을 구매했습니다.
약 27만원(비디오폰 세트 20만원, 마감판 3만원, 도어락 연동키트 4만원) 들었습니다.
8. 작업 순서
작업 순서는 기존 인터폰 제거, 신규 인터폰 본체 조립, 신규 도어카메라 설치, 최종 조립 및 정리 순이 됩니다.
기존 인터폰 제거 작업에서는 매뉴얼(배선도)이 없는 관계로 기판의 배선을 쫒아 기존 인터폰의 시스템 구조를 이해하고, 새로운 인터폰 연결에 필요한 밑작업을 진행합니다.
신규 인터폰 본체 조립 작업에서는 마감판 설치, 고정 브라켓 조립, 배선 연결 등을 하며, 이때 배선 연결 후 브라켓에 살짝 걸치기만 하고, 도어카메라 설치를 진행합니다. 도어카메라 설치가 되면 배선 정리 및 최종 마감, 작업장소 정리 등을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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